실체 드러낸 인텔 ‘미고’와 ‘앱업센터’
인텔이 1일부터 5일까지 대만에서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인 미고 Meego 1.0 버전을 공개했다. 인텔은 올 초 공개했던 앱스토어 앱업센터 베타 버전과 미고를 결합해 넷북, 태블릿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.
미고는 인텔의 모블린과 노키아의 마에모 플랫폼을 통합한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로 넷북, 보급형 PC, 태블릿, 스마트폰,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장치(IVI), 스마트 TV, 미디어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.
인텔의 발표와 발맞춰 컴퓨텍스에서는 여러 제조업체와 OS 개발사, 통신사업자들이 잇달아 미고와 인텔 앱업 센터를 채택할 것이라는 발표를 쏟아냈다. 대표적으로 에이서(Acer)가 올해 미고를 탑재한 넷북을 출시한다고 밝혔으며, 아수스(Asus)는 앱업 센터를 기반으로 한 ‘아수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(Asus App Store)’를 올해 안에 개장하겠다고 밝혔다.
대만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소 OEM 업체들도 미고 기반의 태블릿이나 넷북을 선보일 예정이다. 인벤텍(Inventec)과 콴타(Quanta)는 이번 컴퓨텍스에서 미고 기반의 태블릿을 시연하기도 했다.
인텔은 “미고와 인텔 앱업 센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기기에서 인터넷과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”이라며 “미고와 앱업 센터가 인텔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”이라고 밝혔다.
인텔의 기대감과는 달리, 기술분석 업체 오범(Ovum)은 미고가 플랫폼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. 오범은 2일 발표한 신규보고서를 통해 “미고가 큰 수확을 거두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”고 역설했다.
오범은 OEM과 서비스 제공업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인텔과 노키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, 미고가 애플과 구글,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플랫폼 중심의 수직 계열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었다.
토니 크립스 오범 수석 애널리스트는 “미고가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, 과연 개발자들에게 진정한 멀티 스크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느냐”고 반문했다. 이식성이 뛰어난 노키아의 Qt 프레임워크를 채택한 만큼, “경쟁 플랫폼보다 나은 크로스-플랫폼, 크로스-디바이스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”이라는 조언이다.
크립스 애널리스트는 “이를 위해서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며, 처음부터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다른 디바이스 시장을 공략한 이후 크로스 플랫폼 기능을 앞세워 노키와와 교차판매를 하면 승산이 있을 것”이라고 조언했다.